붕어 | 평산의 한 뼘 다가가는 붕어낚시 - 붕어는 동면을 한다?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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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귀섭 작성일22-03-04 15:01 조회1,867회 댓글0건본문
평산의 한 뼘 다가가는 붕어낚시(51)
붕어는 동면을 한다? 안 한다?
송귀섭
FTV 제작위원, 釣樂無極 프로그램 진행
(주)아피스 홍보이사, FTV 제작위원, 체리피시 자문위원
저서: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질문
붕어가 동면을 한다고 하는데 얼음낚시에 잡히는 붕어는 어떤 경우인가요? 일부에서는 동면하는 붕어를 미끼 등으로 자극하여 깨워서 입질을 받는다고 하던데요.
그리고 낚시를 다녀와서 물통에 넣어둔 붕어가 밤에 살얼음이 얼었을 때는 옆으로 누워서 죽은 것처럼 잠을 자는 모습이었다가도 얼음이 녹은 낮 시간에는 활발하게 헤엄을 치고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붕어가 동면을 하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이런 경우 기온이 영하인 밤에는 겨울잠을 잔 것이 아닐까요? 궁금하여 동면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니 의견이 분분한 중에 신문기사랑 블로그랑 카페에서 동면을 한다고 한 글들이 있어서 첨부하여 질문 드립니다.
질문자: 한영호(2021.12.30. 이메일을 통한 질문)
유사내용 질문: 잔붕사랑외 3명(질문 집계기간 2002~2022년, 블로그+팬카페+SNS)
답변
제가 경험한 수중관찰에 의하면 붕어는 활동을 최소화할 뿐 동면은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깊고 긴 동면이 아닌 일시적인 가면상태로 동면하는 것처럼 휴식을 취하는 붕어는 일부 발견할 수가 있었습니다.
겨울에 영하의 기온에서 붕어를 낚아서 얼음집에 넣어놓았을 때 일시적으로 가사상태 또는 동면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보이다가 물에 넣어주면 팔팔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것은 동면이 아니고 갑자기 낮아진 외부의 영하온도에 반응하는 붕어의 생체리듬 변화에 의한 <수온쇼크>현상입니다. 이러한 수온쇼크에 의한 가사상태는 우리나라에서 어류를 장시간 수송해야 하는 항공이나 선박 수출을 할 때 어류를 살려서 보내는 데에도 활용하는 생태리듬 조절수단입니다. (실제로 제주도에서 미국으로 광어를 수출할 때 이렇게 수온쇼크에 의한 가사상태로 해서 살려 보내는 등 장거리 어류 수송 시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얼음낚시에 낚인 붕어
(급작이 낮아진 외부온도에 의해 수온쇼크 상태가 되어 죽은 듯이 있다가도
물에 넣어주면 살아서 헤엄쳐간다)
그런데 제가 여러 차례 실험 체크한 자연상태의 수온은 비록 얼음 속이라 하더라도 평균 4도c를 유지하고 있었고, 수심이 1m 정도로 낮은 얼음 밑을 밤 시간에 측정한 경우에도 2~3도c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즉 우리 붕어가 사는 자연 상태 수중의 온도는 비록 얼음 속이라고 하더라도 위의 질문 중 기사에서 보도한 것처럼 0도c 이하의 온도까지는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더구나 수온은 계절변화에 따라서 여러 날 동안 아주 서서히 변화하여 낮아지기 때문에 변온동물인 붕어는 그에 맞는 온도에 스스로 체온조절을 하여 적응하므로 수온쇼크가 없이 살아가는 것이고요. 그 예로 산천어 축제 시에는 산천어의 수온쇼크에 의한 폐사를 막기 위해서 축양장에서부터 상시 15도c 정도의 수온을 여러 날 동안 서서히 4도c 정도로 낮추면서 장기간 적응을 시킨 후에 행사장 강물에 넣음으로써 얼음 밑의 찬물에서도 활발히 움직이게 하여 얼음축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합니다.
이와 같이 위 질문의 발췌 글 중 ‘낮아지는 수온에 붕어가 스스로 몸을 덥히지 못하기 때문에 동면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과는 반대로 변온동물인 붕어는 서서히 낮아지는 수온에 맞춰서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여 적응을 해서 생존하는 것입니다.
다만 겨울철의 붕어는 수온이 안정적인 장소(깊은 곳 또는 수초 속)를 찾아서 움직임을 최소화하면서 에너지를 보존하여 살아가거나 일부 개체가 일시적인 가면상태로 살아가기 때문에 질문의 캡처기사처럼 마치 겨울잠을 자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직접 물속에 잠수하여 관찰을 할 때에도 전혀 활성을 보이지 않고 돌 틈 등 은신처에 잠자듯이 있는 가면상태의 붕어를 일부 발견할 수가 있었거든요. 그러나 이런 붕어도 다음날 다시 잠수하여 관찰을 해보면 어디론가 헤엄쳐 가버리고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즉 긴 동면을 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적어도 1971년 이전에는 <붕어는 모두 동면을 한다.>고 생각하는 낚시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매년 10월 달에 납회를 하고나서는 낚시장비를 손질하여 창고에 넣어두고 이듬해 봄이 오기만을 기다리곤 했지요. 그러던 것이 1971년에 낚시춘추가 창간되고 여기에 우리나라 현대낚시계의 선구자이신 한형주박사(낚시춘추 창간 발행인, 한형주의 붕어낚시 등 저자), 최운권선생(붕어낚시연구 등 저자), 예춘호선생(전 국회의원, 바보들의 낚시예찬 등 저자), 송소석선생(붕어낚시교실 등 저자) 등이 함께 얼음낚시를 시도하여 붕어를 낚아내어 회보로 게재를 하면서부터 겨울에도 붕어가 동면하지 않고 먹이활동을 한다고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수집한 자료에 의하면 그보다 훨씬 이전인 1900년도에 이미 한강과 대동강에서 얼음낚시를 하는 모습이 프랑스와 일본 사진작가 등에 의해서 찍힌 사진자료가 있고, 그것도 꽤 많은 낚시인들이 한 장면에 찍힌 것으로 보아 우리 선조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동절기 물고기의 생태에 대해서 잘 알고 동절기 얼음낚시를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1900년대 얼음낚시 사진자료
(견짓대를 사용하고 주로 잉어를 낚았다고 기록)
또한 필자가 겨울철 붕어의 생태를 수중 잠수관찰한 바로는(1992. 강원도 섬강) 겨울에도 활발히 유영하는 붕어와 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붕어를 다 관찰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필자는 책에 글을 쓰면서 동절기 붕어를 구분할 때 동절기에도 잘 움직이는 ‘활성집단’과 움직임을 최소화 하는 ‘비활성집단‘으로 구분하여 써왔습니다.
활성집단 붕어의 경우 큰 붕어는 큰 붕어대로 잔챙이 붕어는 잔챙이 붕어대로 나름의 먹이를 구하기 위한 활동을 합니다. 다만 아주 넓은 영역을 활발한 모습으로 헤엄쳐 다니거나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정도의 회유는 아니고, 생존을 위한 특정 구간에서의 제한된 먹이활동을 하는 것이지요.
이 먹이활동모습을 관찰해 보면 대개 동절기 큰 붕어의 대부분은 단독행동으로 안정된 중심부에서 연안으로 접근하여 먹이활동을 하다가 다시 중심부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 한편으로 일부 토박이 큰 붕어와 작은 붕어들은 자기 영역의 밀생한 수초 속에 은신하여 움직임이 없이 있다가 먹이를 취하기 위해서 그 주변의 좁은 공간을 돌아다니는 제한된 연안 회유활동을 하기도 합니다. 얼음 속의 붕어도 수중촬영을 해보면 나름의 먹이를 찾아 회유하면서 섭취하는 행동을 보입니다. 그래서 얼음낚시 때에도 붕어를 만날 수가 있는 것이지요.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동면하는 붕어를 미끼로 억지로 건드려 깨워서(?) 입질을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 위 내용 중 붕어의 생태현상에 관한 것은 낚시인 입장에서 관찰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한 것이며, 전문적으로 연구 분석한 생태학적 접근은 아님을 첨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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