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의 釣行隨想 - 무념무상의 바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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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귀섭 작성일17-08-18 20:32 조회2,569회 댓글0건본문
찌불 앞에서 나눈 이야기(1)
무념무상(無念無想)의 바보낚시
송귀섭
FTV 제작위원, 釣樂無極 프로그램 진행
(주)아피스 사외이사, 체리피시 자문위원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저자
별이 쏟아질듯한 5월의 밤. 주변 풀숲에서 속삭이듯 이어지는 풀벌레들의 감미로운 사랑노래를 들으면서
막내회원과 가까이 앉아 묵언수행(黙言修行)을 하듯이 입질을 기다리는데,
한 식경이 지나도 찌는 미동도 없이 오롯이 서있다.
내가 찌를 바라보는가? 아니면 찌가 나를 바라보고 서있는가?
밤이 깊어지자 막내가 슬며시 말을 걸어왔다.(막내는 30대 초반의 낚시 2년차)
“선생님. 낚시는 언제부터 하셨고, 누구에게 배웠습니까?”
나는 조심스럽게 물어오는 막내에게 조곤조곤 얘기를 해 주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혼자서 낚시를 했는데, 누구에게 배워서 했는지는 특별한 기억이 없어.
작은아버지 말씀이 '마을에서 아무도 낚시를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어려서부터 혼자서 대나무 낚싯대를 들고 다니더라.'고 하더구먼.
어렸을 때 서울에서 우리고향 월천지로 출조를 온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매 주말마다 구경을 갔었거든. 그때 어깨너머로 배운 듯해.”
“외람되지만 이미 어려서부터 낚시에 관해 남달리 관심이 많았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데요?”
그리고 말문이 터진 막내의 질문은 계속되었다.
“전에 선생님 방송에서 바보낚시라고 말씀 하신 것을 들었었습니다. 무슨 의미입니까?”
“그래. 2013년에 붕어애힐링 방송프로그램을 진행할때야.
그날 방송촬영에 동행한 사람이 그해 5짜붕어를 낚았었거든.
그래서 그 조사에게 '이제는 순수하게 즐기는 낚시를 하라.'는 의미로 바보낚시란 말을 했었지.
5짜붕어도 만났으니 이제는 욕심이 유혹하는 것을 초월하여 무소유의 바보낚시를 해보라고...
우리는 대자연의 속내를 알 수 없는 물에 찌를 세워놓고는 언제 올지도 모르는 입질을 기다리고 앉아 있잖아.
이때 무념무상(無念無想)의 상태가 되어 무작정 기다리는 낚시를 하는 행위,
잔챙이나 잡어를 낚으면서도 얼굴가득 즐거워하고,
혹은 무욕(無慾)의 빈 바구니로 돌아가면서도 콧노래를 흥얼대는 바보스러운 행위 등
모든 것을 초월한 낚시를 <바보낚시>라고 표현한 것일 뿐이야.
바보낚시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 낚시는 대부분 아직 설익은 낚시지.
어느 분야든 경지에 이르고 나면 스스로 다 내려놓고 운보(雲甫)의 바보산수나
피카소(Pablo Picasso)의 우스꽝스러운 그림에서 보듯이 바보처럼 행동하고 표현하는 것이거든.
그런데 바보운보가 그린 10,000원짜리 지폐의 세종대왕 인물화에서 보듯이
최고로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실력자는
바로 그 바보경지에 오른 사람들이야.”라고 얘기를 해주었다.
긴 설명을 한 후 한 대 한 대 들어서 미끼를 새로 달아 넣는데,
막내도 묵묵히 내가 하는 행동을 따라서 차근차근 미끼를 갈아 넣었다.
마치 바보낚시 흉내를 내듯이...
※ 내가 만난 바보서예가
우리나라 등 세계 각 나라를 돌면서 순회전시회를 하는 中國 명가서화협회 부주석 유경길 화백.
그는 필자가 2015년 산둥성 낚시여행 시에 영성시낚시회사무실에서 만나 낚시대화 중에
내 휴대전화에 있는 전지묵탁 사진을 보고나서 감동했다면서
즉석에서 비서를 불러 화선지 전지를 펼쳐놓게 하고 큰 붓을 들어
<道>자를 일필하여 내게 선물을 했었다.
당시에 그는 1m30cm 넓이나 되는 화선지 위에 몸전체를 옮겨가며 휙휙 함부로 붓을 휘둘렀다.
마치 바보스런 어린아이가 생각없이 아무렇게나 그림을 그리는 것 처럼.......
(그림의 길과 그 길을 가리키는 도사 모습 전체가 <道>자를 형상화하여 일필로 써낸 것이다.
※당시 유경길화백이 보았던 어탁사진(우리집 거실에 걸려있는 붕어유영도 직접묵탁이다.)
<중국에서 어탁은 명화만큼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어탁가는 전국낚시회장보다 상석으로 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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