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산의 釣行隨想(20) - 낚시에서 얻는 삶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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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송귀섭 작성일17-10-20 10:01 조회2,395회 댓글0건본문
에세이 / 평산의 釣行隨想(20)
찌불 앞에서 나눈 이야기(3)
낚시에서 얻는 삶의 교훈
송귀섭
FTV 제작위원, 釣樂無極 프로그램 진행
(주)아피스 사외이사, 체리피시 자문위원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저자
들 건너 마을에서 홰를 치고 우는 닭울음소리가 들린다.
‘어릴 적에 아버님은 밤중에 우는 저런 녀석은 제수가 없다고 장에 내다 팔아버렸었지...’
혼자 상념(想念)에 빠져 있는데,
갑자기 막내 쪽에서 바람을 가르는 챔질소리가 들리고,
이내 철퍼덕! 하는 물장구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막내가 다급하게 부른다.
‘큰 녀석이 걸렸구나.’ 생각하면서도 일부러 천천히 가면서 그 감동을 충분히 느끼게 했다.
“선생님. 이정도면 월척 맞지요?”
막내는 생애 첫 월척붕어를 들고 몹시 흥분된 상태였다.
이후 한동안의 무용담이 이어졌다.
그리고 다시 자리로 돌아와서부터는 다시 입질이 없이 정적에 묻힌 듯 고요한 긴 시간이 를렀다.
온 세상이 어둠의 정적에 묻히고 밤공기가 차가워진 자정 무렵.
어쩌면 졸음을 참고 있을 막내를 생각하며 따끈한 커피를 타서 양손에 들고 막내자리로 갔다.
“춥지? 월척 축하 커피야.”
커피 잔을 받아든 막내는 따사로운 컵을 양손으로 감싸잡고 한 모금씩 음미하면서도
먼발치에 오롯이 서있는 찌를 주시하면서 넌지시 질문을 해왔다.
“선생님. 그동안 낚시생활을 해 오면서 낚시에서 얻는 삶의 교훈은 어떤 것이 있었습니까?”
간단히 정리하여 말하기에는 조금 난해(難解)한 질문이다. '무엇을 듣고 싶은 것일까?'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내일 일을 모르는 것처럼
낚시에서는 항상 잠시 후를 모르는 불확실성에 도전하여 대자연이 내어주는 만큼의 결과물을 얻어내지.
그러므로 조급해 하거나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것이 내가 얻은 교훈이었네.
대자연은 언제나 순리(順理)대로인데 결국은 나 자신에게 조급해 하고 화를 내는 것이거든.
그리고 낚시는 그 준비와 절차가 순서에 맞게 잘 이루어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있다네.
성급하거나 절차를 무시했다가는 제대로 된 낚시를 구사할 수가 없어.
이러한 것은 인생을 절차를 무시하고 조급하게 살거나 함부로 화를 내면 안 된다는 것과 상통하는 교훈이지.”
막내가 질문을 해서 얘기는 했지만 이 말을 하면서도 은연중에 내가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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