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 2014년 12월 18일 원투낚시, 한겨울에 만나는 대물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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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현석 (112.♡.155.135) 작성일14-12-19 11:35 조회15,174회 댓글3건본문
안녕하세요.
어제..그러니까 목요일 이었는데 낚시 다녀왔습니다. 얏~호~
퇴근길에 아내에게 연락이 왔는데 오늘 야근에 늦는다고 낚시다녀오랍니다. 뭐... 시큰둥하게 반응했더니
"안갈라고?"
라는 대답이 돌아오네요.
그래서 전
"가긴 갈건데...." 라며 기회를 놓칠세라 바로 꼬랑지 내렸습니다 히히.
생각치도 못한 출조에 약간 당황하셨쎄요 였지만 금요일 출조하려 생각했던 포인트로 이동했습니다. 물론 집에서 밥먹고 할일 해놓고 나왔지요... 유부남은 생각보다 해야할 집안일이 많답니다 -_-;;;
이날... 상황을 잠시 설명드릴게요.
물때 : 4물 (오후 8시정도 도착했을때 날물 진행중) 바람 잔잔 체감온도 -6도 그믐달이라 그런지 칠흑같은 어둠이 깔림.
사용장비 : 원투장비 2셋트 / 지누10호 흑침바늘 / 목줄 12호 / 원줄 합사2호 힘사5호 / 25호,30호 구멍추 외바늘채비
미끼 : 염장고등어, 생 전갱이
포인트 특성상 기본 원투로는 해결되지 않고 말 그대로 원투~초원투의 경계를 넘나들어야 고기 얼굴을 볼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곳은 철저하게 본류대 수심 깊은곳에서만 장어가 나오는 곳이기 때문인데 그 경계를 가늠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닙니다.
물때, 유속에따라 본류대의 폭도 달라지고 해서 물이 잘 안갈땐 발판에서 본류대까지 150M권에 형성되지만 유속이 살아날땐 본류대가 80M권 까지 폭이 넓어지니 그때그때 물때, 물의 흐름, 유속을 판단하여 공략해야 하니 초심자에겐 어려운 장소겠지요.
하지만 이런걸 보고 느낄수 있다면 대상어의 얼굴을 볼수 있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렵죠? ^^
대충 후다닥 셋팅 끝내고 초릿대의 끝보기 캐미를 달았지만 잘 안보여서(노안이 진행되나 보니다 ㅠㅠ) 차에 해루질용 써치를 약하게 켜놓고 초리를 비춰놓고(이럴때 흰색 로드가 참 좋습니다. 조명마 있다면 너무 잘보여요) 앞서 루어게임하며 잡아둔 전갱이 몇마리를 냉동실에서 꺼내와 포를 뜨고 있었는데...
빵좋고 실한 장어 한마리가 미리던져둔 원투대에 보기좋게 한마리 걸려들었네요 ^^
겨울장어라 그런지 크기는 6짜밖에 안되는데 힘이 어찌나 좋던지. 물론 본류대 공략과 수심15M정도에서 받은 입질이라 그랬을 겁니다.
겨울장어 최고에요~ 기름기 좔좔 흐르고 빵도 좋고.
요즘시즌의 장어는 대부분 사이즈도 사이즈지만 돼지들이라 세이코바늘은 한계점이 있겠다 싶어 지누10호 바늘을 준비했는데 신의한수라 생각됩니다. 왠지 그마저도 불안하여 중간중간 바늘의 훅이 잘 박히라고 챔질도 몇번 해줬는데... 들어뽕하고 바닦에 놓자마자 바늘을 털어버리네요.
세이코바늘 이었다면 어림없는 상황이고 놓칠녀석 이었지요.
무튼, 스타트가 좋아 내심 기대했습니다.
목뒤 척추뼈를 전달하여 피빼기를 끝마치고...
좀 쉬어볼 요량으로 차에 들어가 잠시 티타임을 갖는데 원투대에 아주 작은 어신이 옵니다.
이날 셋팅으로 이런입질이 들어오면 안되는데... 그냥 훅 가져가야 하는 입질이 와야 하는데... 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몸은 이미 원투대앞에 앉아 로드에 손을 대고 있네요 ㅋㅋ 꾼의 남다른 "촉" 이랄까?
텐션을 풀어 여윳줄을 좀 더 주고 잠시 대기, 그리고 원줄견제(살짝 끌어주는 액션)를 했더니 훅 가져가길래
"챔질"
오우... 지쟈스
장어의 몸부림, 바닦에서 안뜨려고 버티는 그 힘이 라인을 따라 로드에 전해져 내손, 내몸에 느껴집니다.
그래 바로 이맛이지! 라고 작게 속삭이듯 말하며 즐겁게 릴링하여 들어뽕!
이녀석 되겠습니다.
안녕? 겨울장어야?
넌 어찌된 녀석인데 그렇게도 신중하게 야금야금 하고 있었니?
녀석도 마찬가지로 피빼기 해놓고 이제 진짜 좀 쉬어야겠다..
차안에 앉아 음료수 마시며 겨울바다 운치를 즐기는 찰나에 이번엔 로드를 끌고가는 입질이 들어오네요.
"당황하셨쎄요?"
네... 저 당황했습니다. 실로 오랫만에 받아보는 대물입질이라...그것도 시원하게 가져가는 입질이라 심장은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고 챔질과 동시에 느껴지는 그 묵직함, 몸으로 전해져오는 장어의 저항이 한껏 제몸에 아드레날린을 선사했지요.
이녀석은 꼭 잡아야겠다란 생각에 중간중간 혹시모를 털림을 방지하고져 헐거워진 훅셋을 다시 훅셋하기위해 챔질도 몇번 더 해주고.
거의 발앞에까지 왔을무렵, 녀석의 완강한 저항에 대를 받치고 대기하다 기회다 싶어 들어뽕 했더니 글쎄...
짜잔~ 이녀석 이었네요. 녀석이 잘 못먹었는지 빵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만 사이즈가 있다보니...
명불허전!
정확히 훅셋된 바늘을 보니 내심 기분도 좋고...
대충 시메후에 펴놓고 보니 사이즈가 제법 나오겠습니다 ^^
그래.. 내가 널 잡으려고 이 추운 겨울에 고생을 마다않고 나왔단다.
두시간가량 낚시에 집중하다 "에라 모르겠다" 하며 차앉에 틀어박혀 노래듣고 음료수 마시고 핸드폰하고 그냥저냥 시간 때우다가 집에가려고 녀석들을 챙기려는데....
댓글목록
채승혜님의 댓글
채승혜 아이피 211.♡.197.79 작성일우와~ 제법큰 장어네요~ 대단하세요~ 챙기려는데... ?? 궁금해요 어떻게 되었나요?? ㅎㅎ 후편 기대할께요~^^ 멋진 조행기 감사합니다~(코러낚시)
장현석님의 댓글
장현석 아이피 112.♡.155.135 작성일
하하.. 뒷얘기는 바로 이겁니다.
얼었습니다.
혼자라서 사진을 찍기도 어렵고 해서 못찍었는데... 이녀석들 빳빳한 몽둥이로 변신해 있었어요 ㅋㅋ
완전 무기수준.
이날 낚시를 하며 몇가지 생각해보건데 제 생각엔 그렇습니다.
낚시를 함에 있어 뭐가 이렇다 저렇다 는것은 분명히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게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라곤 말하지 못한다는점 입니다.
왜 이런얘기를 꺼내냐... 라고 하실분들 계시겠지요 ^^
지금까지 제가 해보니 물고기들도 진화하지만 그에맞춰 낚시꾼도 진화를 한다는점 입니다.
시시때때 변하는 물고기의 습성을 따라가야 잡을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생자리 가면 녀석들도 순진합니다만)
이날 제가 왜 확신을 하고 갔냐면 저의 기준에서 녀석들이 몇일 굶었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얼마간 이어진 한파로 인해 낚시꾼들의 출조도 아주 적었을거라 생각되고요,
이미 낚시꾼들이 주는 미끼는 내만권 어류들에게는 양식인듯 양식아닌 자연상태에서의 먹이활동에 큰 영향을 줬을겁니다.
그렇다면 몇일 굶은 지금, 절호의찬스 라 생각이 들었지요.
뭐.. 제 생각과 전혀 다른데 다른 요인으로 잡혔을수도 있겠지만.
금요일 이네요.
전 오늘 또다시 원투낚시 갑니다.
뭐잡어러? 장어잡으러!
채승혜님의 댓글
채승혜 아이피 211.♡.197.79 작성일ㅎㅎㅎㅎ 뒷얘기가 그런거였군요~ 날씨가 너무 춥긴하죠^^ 추운날씨 무리하지 마시구요 옷따뜻히 입고 출조하세요~^^ 또 조행기 기대할께용~^^(코러낚시)